2026년 자체 AI 칩 VS 2000년대 게임 엔진

2026. 10. 20. 11:55ㆍ마음대로 경제 공부

바퀴를 다시 발명하지 마라

2000년대 게임 엔진과 2026년 자체 AI 칩 개발

전혀 다른 업계의
조금 비슷한 이야기이다


 

 

 

 

 

2000년대 한국 게임회사 :
우리도 게임 만들어 보자
근데 게임 만들려면 뭐가 필요하지?

 

상용 게임엔진 :
안녕하신가! 힘세고 강한 아침, 만일 내게 물어보면 나는 상용게임엔진.
라이선스 비용만 '좀' 내면 사용가능하다네

 

2000년대 한국 게임회사 :
'좀' 이 좀이 아니고 꽤 내야 되잖아?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나! 자체 게임엔진 가즈아!

 

게임엔진 팀 :
가즈아!

 

2000년대 한국 게임회사 :
여기 결과물이요

 

게임엔진 팀 :
게임 멋지게 나왔죠?
근데요... 이거 만든 애가 다른 회사 갔어요

 

게임엔진 헤드 매니저 :
모두 행복하세요~

 

2000년대 한국 게임회사 :
새로 뽑아서 키워야지 뭐

 

게임엔진 팀 :
얘야 신입아, 너 자체게임엔진 함 무봐라.
우리만 가진 거다?

 

게임 인력 :
그거 배우면 다른 곳에서 못써먹잖아요?
이직하면 못 쓰는 기술인데 왜 배워요?
유니티나 언리얼 배우면 안돼요?

 

2000년대 한국 게임회사 & 게임엔진팀 :
아무도 안 하려고 하네...

 

상용 게임엔진 :
ㅎㅎ ㅋㅋㅋ

 

 

 

2000년대 초반,
한국 게임 업계에서는
게임을 개발한다 = 독자적인 게임 엔진을 개발한다

 

게임의 규모와 상관없이
개발자들은 렌더링 기술을 연구하고,
그래픽 엔진을 만들고,
게임에 필요한 각종 시스템을 직접 구현했다
게임을 만드는 사람과 게임을 만드는 도구까지 만드는 사람이 같은 시대였다.

 

요구르팅의 화사한 비주얼을 책임지던 게이트 3D 엔진
화이트데이의 공포를 구현했던 왕리얼 엔진
마비노기의 카툰 렌더링을 선도한 플레이오네 엔진

 

게임사들은 자사만의 특색을 내기 위해,
자사의 기술력을 자랑하기 위해,
그리고 비싼 외산 상용 엔진의 라이선스 비용을 아끼기 위해,
모니터 앞에서 밤을 새우며 엔진을 깎아냈다
세 번째가 가장 큰 이유 아니었을까?
라이선스 비용보다 프로그래머 인건비가 저렴한 시절이니

 

지금 생각하면 꽤 낭만적인 시대였다
물론 기업의 낭만은 대개 비용 절감이라는 현실적인 계산에서 출발한다
엔진을 직접 만들면 외부에 지불할 라이선스 비용을 줄일 수 있다
게임에 필요한 기능만 집중적으로 개발할 수도 있고, 원하는 기술을 자유롭게 구현할 수도 있다

자체 엔진의 전성시대였다

 

그러나 20여 년이 지난 지금,
수많은 자체 엔진 중 살아남은 것은 거의 없다.
왜 낭만 넘치던 독자 기술들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왜 현재 게임 엔진 시장은 언리얼과 유니티라는 양대 플랫폼으로 양분되었을까?

 

문제는
엔진을 만드는 비용과
엔진을 유지하는 비용을
구분하지 못했다

엔진을 처음 만드는 것과 수년간 발전시키는 것은 전혀 다른 일이다
개발 초기에는 소수의 핵심 인력과 집중적인 노력으로 그럴듯한 결과물을 만들어내지만
새로운 그래픽 기술이 등장하고,
하드웨어가 바뀌고,
운영체제와 플랫폼이 늘어나고,
개발자들이 사용할 도구도 계속 개선해야 한다

자체 엔진의 구조적인 약점은 유지 보수 비용이다
핵심 개발자가 회사를 떠나면 그가 이해하던 코드와 설계의 맥락도 함께 사라진다
개발팀이 작을수록 한두 명의 이탈이 기술 자산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커진다

요점은
개발비만 계산하고,
유지비와 기회비용을 계산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자체 엔진 개발이 항상 잘못된 선택은 아니다
여러 게임에 재사용할 수 있고, 
독자적인 기술력이 게임의 경쟁력을 좌우하며, 
장기간 개발팀을 유지할 수 있다면 
자체 엔진은 강력한 자산이 된다

 



이제 2026년, AI 업계를 보자
AI가 동작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AI 칩이고
가장 많이 사용되는 AI칩은 엔비디아의 AI칩이다
그런데 AI가 발전하고 사용하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필요한 AI 칩이 늘어나고
수요가 늘어나면 가격이 비싸진다

AI 칩의 가격이 비싸지자 
'다른 회사의 반도체를 계속 사는 대신, 우리가 직접 만들면 어떨까?'
라는 생각이 거대기업 사이에 퍼졌다

구글은 TPU라는 반도체를 만들고,
아마존과 메타, 마이크로소프트도 자신들의 AI에 맞는 반도체를 개발하고 있다

MS, 자체 AI 칩 대규모 배치 선언... 차세대 '마이아 300' 공개

 

MS, 자체 AI 칩 대규모 배치 선언...차세대 '마이아 300' 공개 - AI타임스

마이크로소프트(MS)가 자체 개발한 AI 칩 '마이아(Maia)' 제품군을 내년부터 수 기가와트(GW) 규모로 확대 배치한다. 동시에 차세대 칩 '마이아 300(

www.aitimes.com

아마존, 자체 AI 칩에서 PyTorch 코드 실행하는 도구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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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investing.com

딥시크, 자체 AI칩 개발하고 있었다

 

딥시크, 자체 AI칩 개발하고 있었다 | 중앙일보

중국의 인공지능(AI) 기업 딥시크(DeepSeek)가 자체 AI 반도체 개발에 나섰다. 미국의 대중 수출 제한에 따른 반도체 공급 불안을 해소하고, 자사 모델에 최적화한 반도체를 설계하려는 전략으로 풀

www.joongang.co.kr

 

직접 만든 반도체를 사용하면 더 효율이고 비용도 줄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
마치 2000년대 게임 회사들처럼
게임 회사들은 다른 회사의 게임 엔진을 사용하는 대신 직접 만들려고 했고
지금의 기술 회사들은 다른 회사의 AI 칩을 구입하는 대신 직접 만들고 있다

직접 만들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직접 만드는 것이 정답은 아니다
무언가를 만드는 능력만큼 중요한 것은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이다

그리고 때로는 처음부터 다시 만드는 것보다
이미 잘 만들어진 것을 활용하는 편이 더 현명하다

바퀴를 다시 발명한다고
목적지에 더 빨리 도착하는 것은 아니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