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어부의 일화
2026. 9. 9. 21:32ㆍ잡다구리-메모, 일기, 잡다한 생각들

독일의 노벨문학상 수상자
하인리히 뵐(Heinrich Böll)이 쓴 단편 중
어느 어부의 일화
(Anekdote zur Senkung der Arbeitsmoral)
너무 좋아해서 외우고 다니는 이야기 중 하나이다
늦은 오후,
이름없는 해변가에 초라한 옷차림의 어부가 졸고 있다

셰련된 복장을 한 관광객의 셔터소리가 어부를 깨우고
둘은 짧은 대화를 나눈다

'왜 더 많은 물고기를 잡으려 하지 않고 해변가에서 졸고 있나요?'

'더 많은 물고기를 잡으면 뭘 할 수 있죠?'

'더 많은 어구와 최신식 배를 구입해 더 더 많은 물고기를 잡을 수 있죠'

'더 더 많은 물고기를 잡으면 뭘 할 수 있죠?'

'가공 공장을 세우고 식당을 운영할 수도 있죠'

'그러면 뭘 할 수 있죠?'

'헬리콥터를 타고 다니고 중개인 없이 직접 파리로 해산물을 수출할 수 있죠'

'그러고는요?'

'그리고 해변의 별장을 사서 일광욕을 즐기며 낮잠을 자는거죠'

'관광객 양반, 내가 지금 뭘하고 있는 걸로 보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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